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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누군지도 몰랐다"던 그녀, 세계 여성 축구 '보스' 된 사연

최고관리자 0 802 2024.05.2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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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으로 사업에 성공한 뒤 여성 축구계의 대모가 된 미셸 강.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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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자 축구의 판도를 흔드는 재미교포 여성 사업가 미셸 강. 사진 워싱턴 스피릿 SNS
 

한국에서 강용미로 태어나 미국에서 미셸 강으로 성공한 여성 기업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그와의 인터뷰를 싣고 이런 제목을 붙였다. "세계 여성 축구계의 보스." 여성 축구 구단주로 승승장구하며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삶에 대한 인터뷰다.

평범한 한국 여성으로 태어난 그는 서강대 재학 중 "한국에선 열심히 해도 임원 비서 이상은 되기 어렵겠다"는 판단으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고 FT에 말했다. 도미는 1981년의 일이다. 당시 한국에선 여성은 결혼=퇴사가 당연했고, 경력을 이어나간다고 해도 유리천장을 깨기 어려웠다. 그의 꿈은 최고경영자(CEO)의 비서가 아닌 CEO가 되는 것이었기에 내린 용단이다.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학사, 예일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그는 학비를 아끼려 조기 졸업을 했다. 졸업 후엔 우선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며 기업을 보는 눈을 길렀고, 이후 방위산업 기업에서 임원까지 올라갔다. 창업을 꿈꾸던 그는 만 48세가 되던 해, 의료 관련 IT기업 코그노상트를 세운다. 그간 미국에서 활동하며 아직 블루오션으로 남아있는 분야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의 촉은 맞았고, 코그노상트는 10년 만에 연 매출 4억 달러(약 5400억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FT는 기사에서 "인터뷰 중 그의 전화벨이 울렸는데, 그의 은행 담당자가 '매각 절차가 완료됐다'고 전하는 내용이었다"며 "기업가로서의 미셸 강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보도했다.


미셸 강은 인생 2막을 그러나 수년 전부터 이미 기획했고 실행에 옮겼다. 여성 축구가 그가 눈여겨봤던 분야다. 그는 FT에 "나는 의료 업계도, 축구도 잘 모르고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은퇴했다면 지금 뭘 해야 하나 전전긍긍했겠지만, 축구 덕에 챔피언 전 관람 등 흥미진진한 일들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기업인으로서도, 축구인으로서도 미셸 강의 목표는 확고하다. "여성이 동등한 출발점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그는 FT에 말했다. 기업 CEO로서 유리 천장을 몸소 깬 그는 은퇴를 고심하던 시점부터 여성 축구계에 자꾸 관심이 갔다고 한다. 어떤 선수의 우수성, 어떤 팀의 우승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여성 축구계가 남성 축구계에 비해 이윤 창출이 부진하고 그렇기에 활력이 없어지는 악순환 때문이었다. 그 악순환을 끊기에 그만한 적임자는 없었다.
 

그는 FT에 "난 솔직히 (스타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가 누구인지도 몰랐다"며 웃었다. 축구를 잘 몰라도 축구 팀을 운영하는 데는 기업인으로서의 그의 촉과 재능이 핵심 역할을 했다.


그는 2022년부터 미국과 유럽의 세 여성 축구단을 인수하기에 이른다. 프랑스의 올랭피끄 리옹 페미냉(Olympique Lyon Féminin), 미국의 워싱턴 스피릿(the Washington Spirit)과 영국의 런던 시티 라이어네시즈(the London City Lionesses)다.

그는 FT에 "아무도 하지 않은 방식으로 팀 경영을 하고자 했다"며 "남성 선수들과 똑같은 연봉을 지급하고, 훈련 시설을 개선했으며 경기 분석 전문가를 고용했고 여성 선수들만을 위한 의료팀을 꾸리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 선수들은 마치 '키 작은 남자 선수들'처럼 대우를 받고 있었다"며 "여성 선수들을 여성이자 선수들로서 제대로 대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발) 금융 위기의 한복판에서 내가 의료 관련 IT 기업을 창업하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나더러 '미쳤다'고 손가락질 했지만, 내겐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며 "여성 축구 역시 기회의 땅이라는 점에서, 내겐 확신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열정이 있고, 해결책을 갖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어떤 결과를 이뤄낼지 지금 당장은 모르더라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수진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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