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혹’ 18개월 미얀마 아기, 한국서 기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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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혹’ 18개월 미얀마 아기, 한국서 기적을 만나다

HawaiiMoa 0 1871 2021.11.26 07:01

수술 전 크리스티의 사진. 신용호 원장 인스타그램 캡쳐


비아이오 성형외과 신용호 원장이 크리스티를 알게 된 건 지난 7월이었다. 필리핀, 네팔, 아프리카 등 해외 여러 곳을 다니며 의료봉사를 하던 신 원장과 알고 지내던 미얀마 쪽 인사가 신 원장에게 크리스티의 사진을 보내왔다.

18개월 된 아이는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 얼굴 왼쪽에 붙은 혹이 얼굴 크기만큼 자라나 머리 형태까지 하트 모양으로 변형된 상태였다. 크리스티가 성장할수록 혹이 점점 커지면서, 자칫 수술 시기를 놓치면 아이의 생명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었다.

신 원장은 크리스티의 사진을 보자마자 이 아이를 꼭 살려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크리스티의 사진을 본 신 원장은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한 교회의 집사가 크리스티의 사연을 알려 모금을 시작했고, 1200만원이 모여 크리스티를 한국으로 부를 수 있게 됐다.
 


크리스티와 크리스티의 어머니, 신용호 원장의 모습. 신용호 원장 인스타그램 캡쳐


그러나 한국으로 들어오는 크리스티의 여정은 그야말로 난관의 연속이었다. 미얀마에선 아이의 여권을 만드는 일 자체가 쉽지 않았다. 미얀마에 거주하는 한국인 선교사의 도움으로 간신히 크리스티의 여권을 만들 수 있었다. 또 크리스티의 응급 상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한 미얀마 항공사를 설득하기 위해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크리스티와 엄마, 그리고 이들과 동행한 통역사에게 비행기 좌석을 양보한 한국인들의 도움도 있었다.

크리스티가 한국에 도착한 지난 10월, 다시 검사를 진행했다. 미얀마에서 촬영한 CT 검사 결과로는 ‘낭성 림프종’ 소견이었으나 막상 직접 검사해보니 상황이 더 심각했다. 신 원장은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땐 혹만 떼어내면 될 거라 생각했어요. 한국에서 다시 검사를 해보니 뇌가 연결됐을 가능성이 추가된 거죠. 일이 커졌습니다”라며 당시의 당혹스러운 감정을 언론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수술 중인 신용호 원장의 모습. 신용호 원장 인스타그램 캡쳐


대학병원 등 신경외과 4~5곳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선뜻 수술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없었다. 신 원장은 “수술해주겠다고 불렀는데, 2~3주 동안 수술도 못 받고 있었다”라며 당시 암담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평생 금식 기도를 딱 3번 했다. 대입 시험 보기 전, 병원 건물 짓기 전 그리고 크리스티 수술 전이다”라며 빨리 수술을 해서 고향에 돌려보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나 평소 친분이 있던 분당 차병원 신경외과 조경기 교수가 신 원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한뇌종양학회장이기도 한 조 교수의 결심으로 크리스티가 입국한 지 한 달만인 지난 10일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을 마친 크리스티의 모습. 신용호 원장 인스타그램 캡쳐


의료진 16명이 참여한 수술은 8시간 넘게 이어졌다. 크리스티의 경우 혹의 크기가 컸고 뇌와 얼굴을 연결하는 부위에 혹이 있어 매우 위험한 수술이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신 원장은 “피부 조직을 최대한 살려두었다. 성장할수록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크리스티가 성장하면 16살쯤 2차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고 결과를 설명했다. 수술이 잘 진행된 덕에 크리스티는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 병실로 이동했고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미얀마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티의 아빠는 감사함을 담아 한 자 한 자 편지를 적어 신 원장에게 보내왔다. 수술에 참여한 의료진과 수술비 전액을 부담하기로 한 신 원장, 그리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는 내용이었다.

11㎏이었던 크리스티는 수술 후 2㎏의 혹을 제거해 9㎏이 되었다. ‘하트’라는 별명에서도 드디어 해방됐다. 크리스티의 엄마는 딸의 수술을 기다리며 “우리 딸 얼굴 고치고, 남편도 돌아오면 첫 가족사진을 꼭 찍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는 현재 엄마와 함께 서울의 한 숙소에서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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