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침식에 속수무책, 주정부 규제에 불만
오아후 북동부 해안가 마을인 카아아바 주민들이 해안 침식 피해에 속수무책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최근 겨울철 큰 파도가 해안선을 덮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정부의 규제로 집을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불어난 겨울철 너울성 파도가 하와이 전역의 해안선을 강타했습니다. 빅아일랜드에서는 해변 공원이 폐쇄됐고, 오아후 동쪽 해안의 카아아바(Kaaawa) 지역 주민들도 침식 피해 우려에 밤잠을 설쳤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해안을 보호할 권리조차 없다’는 점이라고 말합니다. 로즈메리 사블란 씨는 “우린 부자가 아니다. 그냥 이곳에서 살거나 임대해서 살고 있을 뿐이다. 이곳 주민 대부분은 노인분들이고, 평범한 서민”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하와이 주법은 해안선을 인위적으로 변경하거나 보호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침식 피해를 막기 위한 모래 퇴적이나 방파벽 설치도 할 수 없습니다. 한 주민은 “주정부는 도로를 복구할 땐 아무 제약 없이 공사를 하면서, 정작 우리 집을 보호하려 하면 안 된다고 한다”며 불공평한 규제 집행을 지적했습니다. 오아후 노스쇼어에서 수십 년째 거주 중인 토드 던피 씨는 모래를 자택 앞에 쌓아올렸다가 주정부로부터 수십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그는 “해안 침식 대응에 있어 하와이는 전국에서 가장 도움을 받기 어려운 곳”이라며 “이건 재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공적인 해안 보호 시설이 오히려 침식을 가속화한다고 경고합니다. 하와이대학교 해양·지구과학기술대학의 칩 플레처 학장은 “방파제나 모래벽 같은 구조물이 해류 흐름을 막아 해변의 모래 이동을 방해하고, 결국 더 큰 침식을 초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해법은 해안에서 물러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플레처 학장은 정부가 장기적으로 해안가 부지를 매입하거나 토지 교환 제도를 도입해,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주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주민들은 “이곳은 우리가 평생 살아온 터전”이라며 이주 대신 현장에 남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편, 주 토지자연자원국(DLNR)은 재향군인의 날 휴무로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